한 뼘 성장을 위한 독서

민음 북클럽 '손끝으로 문장읽기' - 문장 필사 첫번째

love27hyun 2020. 7. 28. 23:40

매일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읽고 있는 강영숙 작가님의 장편소설 '라이팅 클럽'

 

예사롭지 않은 주인공의 성장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그녀의 엄마가 작가이기 때문일까)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에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글쓰기가 이토록 처절한 것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글을 쓰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며 이 소설의 결말을 궁금하게 했다.

 

소설을 읽다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목을 만나 필사하고 싶었다. 나에겐 굉장히 신선했고, 충격적이었다.

 

 

≪ 그때 인상 깊은 발표를 했던 한 여자가 있었다. 검은 치마를 입고 검은 스웨터를 입은 광고 회사 직원 L.

그녀는 늘 수업 중간의 쉬는 시간이면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내가 일주일 동안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답이 될 만한 정확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 다시 워크숍에 갔을 때,

그녀는 산뜻하고 가볍게 '복수심'이란 단어를 꺼냈다.

"나를 버린 애인에게 복수, 그 이전에 우리 엄마를 버린 아버지에게 복수, 그리고 세상에 복수."

녀는 두 눈을 내리깔고 앞에서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마치 선언문을 읽듯, 큰 소리로 읽었다.≫

- 강영숙, 라이팅 클럽(P160~161)

 

 

'그래, 글을 쓰는 이유가 꼭 거창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글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지. 내가 쓰는 글에서까지 나의 본능을 숨길 필요는 없지. 글쓰기란 그런거지.'

 

이런 생각들을 하며 이 대목을 읽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되묻게 된다. 그래서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하는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