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과 4 그 사이 어딘가 102

[컨셉진 100일 글쓰기]

노동의 대가는 무엇일까. 일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의 결과가 '돈'으로 귀결된다고 하면, 일하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 공분을 사는 이유가 이해되기도 하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받는 돈이 다르다는 것, 누가 정했는지 모르는 임금 체계에 대해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중요하다. 돈이 없는 삶은 하루라도 살아가기 힘든 것이 자본주의이다. '돈'에 민감한 사회에서는 고효율을 추구한다. 누구든 내가 투자한 것 대비 더 큰 이익을 얻고 싶어 한다. 내가 노력한 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성과를 얻고자 한다. 많은 것을 투자하고도 남들과 똑같이 성과를 나눠가진다면 그 누구도 어떠한 형태로든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을 인..

[컨셉진 100일 글쓰기]

루이 암스트롱, 너무 친숙한 이름이지만 이 분의 음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기회로 음원 사이트에서 이 분의 앨범을 찾아 플레이 리스트에 담아 듣고 있는 지금, 살랑살랑 춤이라고 추고 싶은 기분이다. 오늘 아침에 부쩍 날씨가 추워졌는데 음악을 듣고 있으니 완연한 가을을 맞이한 것 같다. 루이 암스트롱의 짙고 걸걸한 보컬과 코넷 연주가 음악 안에서 절묘한 합을 이루고 있어 흡사 스캣 같이 들리기도 하다. 처음 스캣을 접했을 때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써 내려가는 보컬의 모습이 굉장히 시적이다고 생각했는데 그 원조가 루이 암스트롱이었다는 사실도 오늘 처음 알았다. 알면 알수록 성대모사로 웃어 넘길 분이 아니구나를 느낀다.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재즈를 시작한 사람. 이 분 덕분에 하..

[컨셉진 100일 글쓰기]

뻔한 내용이고, 뻔한 결말이지만 가슴에서 울컥하고 감정이 솟아오르는 건 그 '뻔한 것'들이 내 마음을 울렸다는 뜻이다. 요새 마음이 심란해서인지 책도 잘 안 읽히고, 공부하는 내용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자꾸 마음이 붕붕 뜬다. 무언가를 집중해서 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떤 확신이나 믿음, 이것을 해야 하는 이유가 흔들린다. 생각만 많다 보니 생리적 욕구를 자극시키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먹는 것, 보는 것, 자는 것.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당장 나를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것을 찾게 된다. 그러다 보니 배가 나오고, 허리 사이즈는 늘어나고 무기력해지고 자꾸 갖지 못하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분명 그것 말고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었는데 이제 그 가치가..

[컨셉진 100일 글쓰기]

얼마 전부터 순대볶음이 먹고 싶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백순대'가 먹고 싶었다. 누군가가 리뷰로 순대계의 알리오 올리오라고 백순대를 표현한 이후로 급 호감이 생겨서 순대볶음 하면 백순대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배달앱으로 주문만 하면 되는데, 1 끼니에 16천 원의 외식비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1인 가구로 살아가는데 수 만 가지의 장점이 있다면 단 한 가지 단점은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먹을 때 양과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백순대뿐만 아니라 피자, 치킨, 족발, 부대찌개 등등 혼자서 시켜먹기에는 많은 고민이 드는 음식들이 '땡길 때'가 있는데 막상 결제 단계에서 고민하다 포기한다. 가격은 둘째 치고, 그 많은 양을 감당하기도 벅차고 나눠서 먹자니 음식물 쓰레기 처리반이 된 것처럼 매 끼니 의무..

[컨셉진 100일 글쓰기]

오후 9시만 되면 눈이 감긴다. 이랬던 적이 없는데, 처음 겪는 일이라 퍽 난감하다. 억지로 잠에서 깨려고 애써보지만 눈이 뻑뻑하고 졸음이 쏟아져 뭘 못하겠다. 평소보다 잠드는 시간이 1~2시간은 더 빨라졌다. 문제는 빨리 잠드는 만큼 일찍 눈이 떠지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퇴근 후에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며칠 동안 실천했더니 그게 그렇게 피곤했던 걸까. 아니면 체력적인 힘듦일까. 그것도 아니면 역시 직장 내 스트레스인가. 어찌 됐든 퇴근 후 자유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세수를 하고 났더니 조금은 괜찮아진 느낌이다. 빨리 글을 마무리하고 어제도 컨디션 난조로 하지 못한 공부를 하고 자야겠다. 본래 계획한 공부의 양이 있는데, 그 절반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무리했다가는 시작도..

[컨셉진 100일 글쓰기]

세상에 없던 것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경이롭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소비했던 것들이 새삼스럽게 대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자신의 생각이 눈 앞에 보이는 현실로 구현되는 기분이란 어떤 걸까. 30년 넘도록 '소비자'로만 살아왔던 나에게는 무엇을 '생산'하는 사람들의 삶이 궁금하다. 주어진 현실을 다른 관점에서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부럽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세상에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저작권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죽어 없어져도 오래오래 살아남을 영원한 내 것. 소유욕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 나는 '내 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큰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한 의미의 '내 것'인 줄 알았다. ..

[컨셉진 100일 글쓰기]

작년에 납입한 국민연금 6개월분에 오류가 있어 정정신고를 하고 추가분 납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이렇게 한 줄로 요약되는데, 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들을 필요도 없는 서사를 참고 견뎌야 했다. 가끔 상사가 기관 '운영'에 대한 책임과 노고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을 때면 어린아이가 칭얼거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냉정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한 기관의 '장'이라면 그 사람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는 것이 있는데 당연하게 해야 하는 자신의 일과 그 일을 하는데 따라오는 수고로움까지 직원들에게 알아달라고 할 때면 사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경력'이라는 의미를 나만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하루 이틀 기관장인 것도 아닐 텐데 도무지 갈피를 잡지 ..

[컨셉진 100일 글쓰기]

배달앱으로 피자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했다. 일정 없는 주말에는 한없이 게을러져서 하루 종일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리다 하루가 다 가버린다. 자세가 좋지 않으니 편두통도 오는 것 같아서 몸을 일으켰다.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삼진 그룹 영어 토익반'을 보며 피자 먹을 계획을 세워놓으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100일 글쓰기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행히 설 연휴 전에 끝이 나는 일정이다. 연휴는 연휴답게, 아무 생각 없이 보내고 싶다. 무엇이든 내 힘으로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좋아서' 시작한 일도 어느 순간 그 목적과 방향을 잃어버린다. 일이나 과제처럼 느껴지는 순간 점점 피하고 싶고 하기 싫어진다. 그것에 대한 성과, 눈에 보이는 무언가가 없는 일을 계속..

[컨셉진 100일 글쓰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너무 많이 에너지를 쓰는 것이 미련한 짓인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지금의 결과를 있게 한 원인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한다. 되돌릴 수도 없는 과거로, 더 이전의 과거로 파고 들어간다. 미련한 고민에 미련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해결은 나지 않고 머리만 아프다. 나의 무능력을 탓하고 괴로워한다. 매번 반복하는 나의 가장 좋지 않은 모습 중 하나이다. 나는 '어디까지' 하는 사람인가. 내 일에는 항상 그 고민이 뒤따라 온다.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를 만남으로써 그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있었는가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진다. 잘하고 있지는 않아도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 같은데, 부족했다고 ..

[컨셉진 100일 글쓰기]

9시만 되면 졸리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일찍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초저녁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에 잠이 오다니 억울하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체력이 떨어진 건가 싶어 원통하기도 하다. 직장에서는 '건강'이 화두인데, 이를 잘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약간의 부지런함과 의지가 있으면 되겠는데, 여전히 그게 힘들다. 하루의 마무리는 따뜻한 전기장판에 드러누워 유튜브를 보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요새 공부하는 것이 있어서 밥을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책상에 앉게 된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나'를 깨우는 것 같다. 여전히 무지하고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은 스스로를 겸손하게 한다. 인생을 다 살았노라, 경험했노라, 알았노라 떠들어 댔던 순간들이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로 창피해진다. 죽을 때까지..